공께서는 스스로 세상 사람들의 입에 제갈을 물림으로써 날로 더욱더 어리석어지고 계십니다.
작성자 정보
- 오지라퍼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846 조회
- 목록
원앙은 초나라 사람으로 자는 사(絲)이다. 그의 아버지는 옛날에 떼도둑 노릇을 하다가 안릉으로 옮겨 와 살았다. 여 태후때 원앙은 여록의 사인으로 있다가 효문제가 즉위하자 형 쾌의 추천으로 중랑이 되었다. ......, 원앙은 자주 직간하였으므로 궁궐 안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농서군의 도위로 옮겨졌다. 그는 사졸을 인자하게 아꼈으므로 사졸이 모두 그를 위하여 죽음을 다툴 정도였다. 나중에 그는 제나라 재상이 되었고, 오나라의 재상으로 옮겨 갔다. ......, 원앙은 [오나라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길에서 승상 신도가를 만나 수레에서 내려 인사를 했는데, 승상은 수레 위에서 원앙에게 답례만 할 뿐이었다. 원앙은 되돌아와 생각해도 자기 아랫사람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는 승상의 관사로 찾아가서 명함을 주고 뵙기를 청하여 한참 뒤에 승상을 만났다. 원앙은 무릅을 굽히고 말했다. "잠시 시간을 내 주십시오." 승상이 말했다. "만일 그대가 하려는 말이 공적인 것이라면 관처으로 가서 장사나 아전과 의논하시오. 그러면 내가 황제께 글을 올려 보겠소. 그러나 만일 사사로운 이야기라면 나는 듣지 않겠소." 원앙은 곧 일어나서 말했다. ......, "폐하(황제)께서는 대나라 에서 오신 이래로 조회를 할 때 낭관이 상소를 올리면 용련 (황제나 황후가 타는 가마)를 멈추고 받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견 중에서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쓸 만한 것은 받아들이시면서 훌륭하다고 칭찬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한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천하의 어진 선비를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여 폐하께서는 날마다 듣지 못했던 것을 들으시고, 일찍이 몰랐던 사실도 분명하게 알게 되어 날이 갈수록 지혜로워졌습니다. 그런데 공께서는 스스로 세상 사람들의 입에 제갈을 물림으로써 날로 더욱더 어리석어지고 계십니다. 현명한 군주가 어리석은 승상을 문책하신다면 공이 화을 받을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승상이 이 말을 듣고 원앙에게 두 번이나 절하고 말했다. "나는 미천한 시골 사람이라 아는 것이 없으니 장군께서 가르쳐 주시면 다행이겠소." 신도가는 원앙을 데리고 들어가 자리를 함께 하면서 상객으로 예우했다. |
|||||||||||||||||||||
|
|
관련자료
-
이전
-
다음